분열과 혐오의 정치가 국힘당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만든 '2번남'(Mai 칼럼)

2022년 3월 6일 일요일

그동안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정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국민의힘과 그 계통의 당이 분열과 혐오의 정치를 한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당장 현재 국민의힘 대표인 이준석 대표는 일부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정당 지지층 사이에서 분열과 혐오의 정치를 한다고 평가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에 의해 갈라치기 정치를 한다고 평가되었지만 민주당 지지층들은 억지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5년동안 문재인을 지지해왔던 나도 언론의 주된 광고주인 부동산 관련 세력에 맞춰주지 않는 등 언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정부에 대한 억지로 까기 이른바 억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의 이재명 지지자가 메갈이라는 약칭으로 통용되는 메갈리아의 전신격 게시판 중 하나인 남연갤에서 나온 '2번남'이라는 용어를 널리 퍼뜨리면서 사실상 민주당도 분열과 혐오의 정치에 손을 대게 되었다. 남연갤이 해당 용어를 만들었고 반문 성향인 여시에서 퍼뜨렸지만 이재명을 지지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2번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퍼뜨렸다. 손혜원TV에서 윤석열의 행보와 2번남을 엮어 윤석열을 비하하는 형식의 쇼츠 영상을 업로드 하였고, 친여 성향 유튜브인 열린공감TV 또한 커뮤니티란에서 '2번남'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해당 용어를 설명하는 이미지를 업로드 하기도 했다.

'2번남'이라는 용어는 여태까지 나온 혐오 용어 중 나쁜 면에서 역대급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지지 후보에 따라 유권자를 갈라침과 동시에 남성혐오 성향까지 담긴 분열과 혐오를 모두 담은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지자가 '2번남'이라는 단어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혐오의 정치를 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준석 대표를 깔 자격이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이준석도 이런식으로 대놓고 혐오 용어를 퍼뜨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당원이자 문재인을 지지하는 나로써는 진짜 수치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민주당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민주당이 분열과 혐오의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민주당 세력이 '2번남'에 손을 대기 시작함으로써 그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혐오 용어를 지지층들이 대놓고 퍼뜨리고 민주당에 의원직까지 한 적 있는 사람조차 '2번남'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에 나는 진심으로 민주당이 부끄럽다. 게다가 더 이상 국힘을 혐오와 분열의 정치를 한다고 깔 수 없어지게 되었다. 이미 민주당도 분열과 혐오의 정치에 손을 대었기 때문이다.

더 암울한 것은 전술했듯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면서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했는데, 이것이 억지든 아니든 이러한 보도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더해줬다는 것이다. 이제 사람이 문재인 정부가 갈라치기 정부라는 것을 비판하면 문파가 억지라고 논리있게 반박을 해도 상대가 민주당이 '2번남'에 손댔다는 사실을 내세우면 문파의 논리는 박살이 나게 생겼다. 정부와 당을 분리해서 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내가 아는 민주당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었다. 민주당은 이재명을 후보로 내면서 도덕성이라는 것을 차버렸다. 도덕성이라는 것을 차버린 체 선거에 임하다 보니 선거의 패색이 보이자 박사모와 박근령을 끌여들이고 제3 후보를 갈망했던 유권자의 통수를 치면서 김동연과 단일화를 하는 등 수치적이고 굴욕적인 선거전략을 보여줬는데 이제는 지지자들이 '2번남'에 손을 대면서 "분열과 혐오의 정치도 민주당이 합니다." 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조중동의 문정부의 갈라치기 보도의 정당성을 늘려주었다.

기사 공유하기